와동중앙교회 박덕규 목사

사람에게 종교심이 있는 까닭은
사람의 몸 안에 영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종교심이란 초월적 존재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기대며
그의 도움을 받고 싶은 의존적 태도이고,
영혼이란
흙으로 지으신 사람 안에 하나님의 속성과 같은 영을 부으심으로
하나님과 같이 영생할 기능이 부여된 매우 복된 존재다.

우주와 인간이 자연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만유의 근본에 대하여 배운 적도, 알아본 적도 없고
그냥 혼자 생각하고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그릇된 가르침을 받아 그런 것일 수 있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는 살아 있어서 영적기능을 해야 할 할 영혼이 잠들었으므로
보이지 않는 영적세계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 함이 타당하다.

깊은 사고, 사려 없이
눈에 보이는 물질과 육체의 감각을 전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육체의 욕구, 그 정욕 따라 거침없이 달려가는 그 마지막이 어딘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기 바쁘고 지치고
욕심내고 투쟁하고 속고 속이며
탄식과 후회와 고통이
마치 짙은 운무와도 같이 서려 있는 인생에서
순간을 모면하여 살아가는 그들은
모든 것이 운명일 수 있고
그러하기에 골치 아프게 깊이 생각할 것 무어냐며
자연에서 나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생길을
회의적이거나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살아간다.
정말 힘들면 사람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 버리면 그만일 터이니
어떤 전직 대통령처럼 자연적이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권리이기도 하다.
죽으면 그만이니까 …

그렇지만, 우주와 사람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나 법칙이나 원리에 의한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
이로서 인류의 사회적 생활은 진화를 거듭하고
기름지고 맛나게 조리된 음식을 먹고
그들 환경이 매우 세련되고 편리해 졌지만,
그래서 더욱 쉬지 않고 그 숱한 노력을 쏟아 부으면서,
그 찬란한 과학과 철학적 지식을 자랑하고 있지만
누군가가 우주와 사람의 시작과 끝을 진단하고, 처방이 가해져서
탄식하던 그 사람들이 그로 인해 갈등 없이 행복해 하며
탄식 없이 천국과 같은 인생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래서 인생은 헛될 뿐이다.
그 금잔에 넘치는 포도주,
그 은금 보석, 진주로 몸을 치장한 문명이
그 고단하고 유한한 인생에게 무엇이었을까(계17:4,18:2-3) …

어떤 다른 이들은 신을 인정하여
하느님이라 하는 어떤 존재가 모든 사유를 주장한다는 믿음을 보인다.
그러나 그 신이 누구며,
어디에 존재하며,
구체적으로 그 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또는 그에게서 무슨, 어떤 약속이나 명령을 받은 일은 없지만
자기 마음에 나는 대로 그 무엇을 만들어 놓거나
무엇을 그려놓거나 혹은 자기 마음속에 무엇을 들여 놓고
거기 절하거나 빌거나 하면서
스스로 종교적 위로를 받는 일이 많다.
자기의 신이 가장 힘이 있다고 생각하며 두려워하며 섬긴다.
그리하여 하는 말이
종교 하나는 누구든 가질 필요가 있다 하면서
결국 한 하느님이지 않느냐며
성황당에 돌을 던지고,
음식 차려 ‘고수레’ 하며 잡신 대접도 하고,
큰 나무 기둥을 새끼줄로 얽어매놓고
거기에 소원성취를 빌면서
어떤 신이 자기의 치성을 받고 자기를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그런 유의 잡신,
장독대에서 진상하는 찬물 한 종지 얻어 자시고
괴상한 바위틈에 웅크리고 있고
종이 위, 이상스런 그림 속에서나 살고 있는 그런 유의 잡신이 과연
만유의 영장인 인간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신기하다.
더하여 토정비결을 보고 싶고
다리 밑에 헌 가마니 깔고 자리 잡은 애꾸눈 점쟁이한테라도
달려가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고 싶어 하는 그것을
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다.
종교에는 교주가 있고, 그 교주를 추종하는 제자들이 있다.
교주의 가르침에 체계를 잡으면 교리가 된다.
교리는 종교를 지탱하고 발전시킨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이 있듯이
교리는 사람의 생각이나 경험이나 철학에서 나온 것이므로
사람에게서 나온 교리를 듣고 반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다 아는 것이요,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만
교리를 다루는 이들은 울긋불긋 채색하여 듣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고급하고 난해한 용어를 도입하고
그 신도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그 가르침만은 따라야 한다면서 맹종한다.
종교의 종(宗)은 마루요 으뜸이고, 교(敎)는 가르침이니 이보다 큰 것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의 교리는 사회성을 가지고 포교하고 집합을 이루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종교 또한 미신 곧, 교주의 신념을 체계화 한 것이다.
그래서 종교는 사람의 궁극의 갈등이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없다.

종교인이라 자처하는 자들에게
‘당신의 종교는 무엇을 믿는 것입니까?’라든가
‘당신들은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물으면 대체적으로는
‘그냥 내 마음에 나는 대로 합니다.’고 대답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그냥 마음을 닦는 수행법이지
인생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약속이나 응답이나 체험을 말할 수 없다.
고행을 통해 스스로 신적 경지에 도달하려는 자기위안이다.

흔히 기독교도 종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종교가 인간 소원의 귀결이요 결성이라면
기독교는 신의 경영이요 요구이기 때문에
기독교를 지구 안, 인간 세상에서 발생한 종교들과 함께 그 범주에 둘 수는 없다.
굳이 기독교도 종교라 한다면
역사적이요 사실적이요 체험적이기 때문에 체험의 종교라 할 수 있다.
체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신의 이야기다.
성경이 사람의 손으로 쓰였고, 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는 하지만
사람을 말할 것 같으면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관점을 기록한 것이다.
성경은
우주와 인류의 기원이 하나님에 의한 것임을 자세하게 증거 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신의 요구와, 신에 대해 취해야 할 인류의 바른 태도를 규범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행불행을 다루고
죽고 사는 문제를 매우 심도 있게 그려놓고
살 길을 제시하되 영생에 이르도록 유도한다.

성경은 영에 대하여 증거 하는바
인간은 육체와 함께 영이 존재하므로
영이신 하나님께로부터 온 영이 사는 길을 제시하고
고단한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저 하늘에서의 영생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물질계와
오직 영안으로만 알 수 있는 영계를 교차 보도함으로써
시한적 물질계와 항구적 영계와의 가치를 판단하게 하고
더 크고 완전한 가치를 선택하도록 눈을 열어준다.

토속신앙이든 사회적 종교든
자기들의 신을 본 자도 없거니와,
혹 그들의 신 자신이 신도들에게 나타난 일도 전무하다.
신은 무형성인지라 자기들의 신을 보지 못함에 대한 불만이 없고
볼 수는 없어도 자기들의 신이 매우 위대하고 전능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기독교의 신이신 하나님만은 자기의 형상이 있어
자기의 형상을 따라 그 모양을 본떠 인간을 만드셨으니
2천 년 전 그 말세에 그 하나님의 형상이
여인의 태를 통해 세상에 나셨고
인류 역사 속에 들어오셔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셨다.
그러나 그분의 육체만을 보고서는
그가 하나님이라든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든가 하는 확신을 갖게 할 수 없으므로
그가 육체로 세상에 계실 때는
하나님이시라는 증거를 그가 행하시는 초월적 능력으로 입증해 주셨다.
곧 죽은 자를 살리는 일이라든지
중풍병자, 앉은뱅이를 일으킨다든지
소경, 귀머거리, 벙어리를 고친다든지
오병이어로서 5,000명을 배불리 먹인다든지
광풍을 잔잔케 한다든지
물위를 걷는다든지 하는 신적 능력을 행함으로써
그를 신으로 인정할 만 하게 도우셨으나
그것만으로는 인간의 성이 차지 않았으므로 결국
성난 인간의 손, 세상 신에게 조절당하는 사람에 의해 그는 죽임을 당했다.

신은 죽었고, 무덤에 매장되었다.
인류 역사상 죽은 자가 다시 살아 영생하는 법이 없기에
그를 죽인 사람들은 자기들의 완벽한 승리에 취해 있을 그 삼일 되는 날
그는 죽음에서 부활하셨다.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요 숱한 증인들이 있음에도
이 하늘에서 온 진리를 인정할만한 능력이 인간에게는 없으므로
의심하고 부인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으나
그는 살아 나셨고
40일 동안 이 땅에 머무시면서 제자들과 함께 하셨고
이후 천사들의 옹위 속에 하늘 보좌에 오르셨다.

누가 이 사실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잡신이 아닌 참 신이신 하나님은
이 큰 사실을 친히 증거 해 주심으로
이를 믿는 자들의 영혼을 살리셔야 했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계실 때 그를 따르던 자들에게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이 그들 심령에 임하셔서
그들 심령에서 이 진리를 증거 하시니
그때부터 예수가 부활한 진리에 대한 증인들이 생겼고
그들의 증거를 통해 지구 안에는
그 예수를 믿는 자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그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증인들이 그분의 부활을 증거 할 때마다
예수 생전에 보여 주었던 기사이적이 함께 따름으로써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숱하다.
증인들이 사용하는 예수 이름에 의해서 귀신들이 소리치며 쫓겨나가고
각가지 불치의 병들이 치료되면서
예수는 죽어 사라진 자가 아니요 부활하여 하늘보좌에 오르셔서
그를 따르는 종들과 함께 일하시는 분임을
증거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죽음의 고난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유의 심판자로 정하셨다.
인류의 생사를 그에게 위임하셨으므로
누구든지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순종하여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예수를 부인하고 거역한다면 멸망을 당할 것이다.
이전 성령의 증거를 받지 못했을 때,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범죄 한 것에 대해서는 예수 안에서 모두 용서받게 하셨다.

만유에는 법칙과 원리가 존재한다(행17:24).
인류 역시 기원이 있고 연한이 있고 그 경계가 분명하다(행17:26).
누구도 이를 초월할 수 없으니
이러한 원리가 곧 조물주의 말씀이라고 성경은 일러주고 있다(히1:3).
그 말씀으로 이루어졌고
그 말씀이 운행하신다(히4:12-13).
하늘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도전했던
마귀와 그의 사자들을 불 못에 던지므로(계20:10)
우주 안에서의 하나님의 모든 역사가 종결되면(벧후3:7)
우주의 모든 원소는 불 못에 던져 질 것이다(벧후3:10, 계20:13-14).
꺼지지 않는 지옥 불이다(마25:41).

있으라, 그대로 되니라,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신(창1:)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이다(요17:17).
종교는 이 땅에서 나서 이 땅을 초월하지 못한 채(행17:22)
한 시대를 지탱하다가 결국 사라져 버릴 것들이다.
괴로운 인생에게 잠시 위로는 될 수 있겠으나
속죄나 생명이나 복은 줄 수 없으니 헛되다(전1:1-3).
그러나 영생하시는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와 그 성도들은
하늘에서 온 진리를 순종하였음으로
세상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그 하늘 영생의 나라로 옮겨져(계21:2)
거기서 영생하시는 주 예수 모시고 함께 왕 노릇 할 것이다(계22:5).

지금은 선악 간 선택의 기로다(막16:16).
들어도 깨닫지 못한다거나
아예 듣지도 못했더라면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없겠지만(마13:11-17)
깨닫고 주 예수께 돌아가기만 하면(요17:3, 5:24)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

내 영혼아! 주 예수와 연합하자(롬6:3-5).
성도야, 자녀들아! 이 세대를 분별하자(롬12:2,13:11-14).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22:20)!
 
지혜롭고 고민하는 독자를 위하여
백종호 교수가 밝힌 ‘우주에 대한 논고’를 요약 첨부한다.

<빅뱅, 시간과 공간의 시작>

2001년 6월30일,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위성이 발사되었는데, 이 위성의 주된 목적은 지난 10여 년 동안 천체물리학자들이 이룩해온 이론상의 업적을 관측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드디어 2003년 2월, 인공위성 WMAP 위성으로부터 일련의 데이터가 전송되었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던 천문학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는 빅뱅 후, 38만 년이 지난 초기우주에 관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데이터를 전송해 왔기 때문이다. 이 위성이 전송한 에너지 분포 데이터는 그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정확했으며, 그 자료로부터 재현된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의 지도는 천문학자들의 넋을 빼앗아 갈 정도로 정밀했다. 우주배경복사 에너지는 빅뱅의 잔해로 전 우주공간에 퍼져 있는 복사에너지다. 별과 은하를 생성시키고 남은 원시우주의 에너지가 그 후로 지금까지 수십억 년 동안 우주를 배회하고 있다는 것은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WMAP 위성이 전송한 데이터를 통해 하나의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우주배경복사의 존재가 과학적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또한 자료 분석을 통해 1% 오차 범위 내에서 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인 것도 밝혀졌다.

빅뱅 이론(big bang theory)은 지금의 우주가 원자 보다 작은 한 점으로부터 시작하여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빅뱅 이론은 두 가지의 사실을 말해 주는데, 하나는 우주가 어느 특정한 시점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빅뱅 이론은 자연스럽게 ‘팽창하는 우주론’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면, 어느 땐가 한 점에서 시작이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빅뱅 이론에 의하면, 이 우주는 어느 특정한 시점에서 시작되었고, 빅뱅 이후로 계속 우주는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빅뱅이 일어난 시점에서 어떤 우연성이 발견된다. 빅뱅 이전에 우주는 완벽한 대칭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우주가 팽창하면서 온도가 내려가고, 이에 따라 대칭도 붕괴되었다. 즉, 대칭성의 붕괴로 이 우주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특정한 시점에 대칭성이 붕괴되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물리학의 법칙들이 입자와 반입자 사이에 대칭적이라면, 왜 이와 같이 아주 미세한 비대칭성이 존재했던 것일까? 더욱이 “만약 빅뱅이 있는 1초 후, 우주의 팽창속도가 1,000억분의 1정도만 늦었다면, 이 우주는 현재의 크기에 이르기 전에 다시 찌그러들었을 것이다. 반대로, 빅뱅이 있은 1초 후, 우주의 팽창속도가 100분의 1정도만 빨랐더라면 우주는 1초 후에 빨리 팽창되어 별이나 행성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우연성과 비대칭성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주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빅뱅이 누구에 의해서, 무슨 목적으로, 왜 빅뱅이 발생한 것일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하지만 이 질문은 과학의 영역의 아니라 신학의 영역에 속한다. 물리학의 모든 법칙은 빅뱅 이후에 적용되는 것이지, 빅뱅 이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자연스럽게 빅뱅의 원인과 목적, 그리고 이유를 묻게 된다. 빅뱅 이후에 대한 탐구가 과학자들의 몫이라면, 빅뱅 이전에 대한 질문은 신학자들의 몫이며 더 나아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관심 영역이기도 하다.

<거대한 동결 혹은 빅 크런치>

WMAP 위성은 ‘우주의 탄생’ 뿐만 아니라 ‘우주의 죽음’까지도 구체적으로 예견했다. 그것은 ‘거대한 동결’로서의 죽음이다.

‘거대한 동결’은 우주의 온도가 절대 온도 OK(영하 2730)에 이르면 모든 분자의 움직임까지 멎기 때문에 우주 전체가 완전한 동결상태로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사실, 현대의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점점 빠르게 팽창하면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한다. 더욱이 우주의 팽창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일 팽창이 끊임없이 계속된다면, 결국 우주 전체가 암흑과 냉기로 가득 차 모든 생물체가 사라져버리는 ‘거대한 동결’의 시점에 이르게 된다고 본다.

또 하나의 우주의 죽음은 ‘빅 크런치’(big crunch)로 이는 빅뱅의 장면을 찍은 비디오 테잎 반대방향으로 돌려 보는 것과 같이 시공간을 포함하여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하나의 점으로 붕괴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빅뱅 이전의 상태로 다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 보다 우주 안에 있는 물질들 간에 서로 당기는 힘이 더 강할 때는 우주는 팽창하는 속도가 멎고 다시 수축되면서 우주는 초고온 상태로 되고, 결국 빅뱅 이전, 원래의 모습대로 우주가 원자의 크기로 축소되는 것이다. 그래서 천문학자 켄 크로스웰(Ken Croswell)은 이 과정을 ‘창조에서 화장까지’(from Creation to Cremation)라는 말로 표현했다. 아마도 이와 유사한 성경적 근거로는 베드로후서 3장 10절일 것이다.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어떤 사본에는 ‘타지리라’). 본문은 결국 우리가 사는 우주가 불에 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특별히 본문에서 ‘체질’로 번역된 ‘스토이케이아’(στοιχεια)는 스토아 철학에서 우주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 즉 earth, water, air, and fire 로 언급된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도 우주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를 포함한 이 거대한 우주는 ‘거대한 동결’로 죽든지 아니면 ‘빅 크런치’로 죽게 된다. 그래서 뉴욕 시립대 물리학과의 헨리 시마트(Henry Semat) 석좌 교수인 미치오 카쿠(Michil Kaku)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궁극적으로 소멸한다는 것은 철학이나 종교에서 말하는 운명론이 아니라 엄밀한 물리법칙의 결과이다”라고 단언했던 것이다(미치오 카쿠, 『평행주우』, 47).

우주의 폐기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신학은 이 우주 안에 하나님이 계시고, 그가 거처하는 신들 역시 이 우주 안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우주론은 이제 폐기의 위기에 놓여있다. 이는 최근 발표되는 천체 물리학의 결과물들은 우주의 죽음과 이로 인한 폐기를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술한 대로, 우주는 ‘거대한 동결’ 아니면 ‘빅 크런치’로 죽음을 맞이할 텐데, 만약 우주가 죽는다면, 그와 동시에 그 우주 안에 사는 신도 죽는 것이 아닌가? 즉, 우주의 소멸은 공간의 소멸이요, 우주의 죽음은 우주 공간에 살고 있는 신의 죽음까지 그 의미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몸을 입고 부활하여 영생해야 할 천국과 낙원 역시 마침내 사라져 버리는 폐기의 공간이 되고 된다. 결국 전통적인 우주론은 오늘날 과학적 우주론과 충돌하며, 폐기되어야 하는 신화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 나게 될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우주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리스도인들은 이 우주를 떠나 우주 저 너머에 있는 아들의 나라, 곧 보좌로 옮겨질 것이다(골 1:13). 바로 그 나라가 ‘새 하늘과 새 땅’(계 21:1-4)일 것이다. 이는 구약과 신약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인 ‘출애굽 모티프’(Exodus Motif)`의 완성이 될 것이다.

우주의 시작, 목적, 그리고 종말에 대한 이해는 ‘하나님의 의도’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다루어져야만 논리적 정합성을 갖는다. 더욱이 우주과학이 우주의 죽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성경과의 대화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단, 여기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더 충분히 갖추고, 자연과학의 성과물과의 건설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면 우리의 우주론은 ‘과학시대의 적실한 우주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